5월부터 6월경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슬슬 샤스타데이지가 꽃을 피우곤 합니다. 하얀색 꽃잎과 노란색 중심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산과 들에 흔하게 피어나는 개망초(일명 계란꽃)의 큰 버전을 보는 듯 하지만, 데이지는 전 세계에서 매우 사랑받는 꽃 중 하나입니다.
데이지 종류만 해도 약 200여종이고, 봄부터 가을까지 개화시기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꽃을 좋아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꽃에 별 관심 없는 분들도 도심의 작은 공원에 심겨있는 데이지 꽃은 한두 번씩 눈여겨보았을 꽃입니다.
데이지 꽃말을 비롯해 꽃이 언어적인 의미나 상징으로 사용된 것은 빅토리아 시대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대중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꽃을 많이 사용했는데, 특정한 꽃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은 꽃에 부여된 의미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데 사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꽃말이라는 단어를 영어로는 "Language of Flowers"라고 합니다. 꽃의 언어인 셈이죠.
이 빅토리아 시대에 데이지는 충성스러운 사랑이나 순수, 비밀을 지키는 능력을 공식적으로 상징했으며, 데이지 꽃다발의 꽃말은 "나는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라는 뜻으로 직역되었습니다.
이 후 종교적인 영향이 꽃말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가톨릭에서 데이지는 모성과 순결, 겸손을 나타내는 뜻이어서 성모 마리아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꽃이었습니다.
문학작품 속에서도 꽃과 주인공을 연결하는 시도는 많이 일어났는데, 쾌활한 여 주인공의 이름을 데이지로 부르면서 그 여주인공의 극 중 성격이 매우 쾌활하며, 순수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죠.
여전히 서양에서는 데이지가 가진 꽃말의 의미를 사용해서 다양한 절기나 시점에 선물로 사용되는데, 4월의 탄생화로 4월이 생일인 사람에게 선물로 데이지 꽃다발을 주기도 하며, 희망, 중생, 부활 등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부활절 꽃다발이나 봄날에 축하할 일이 있을 때, 화해를 할 때 이용되는 꽃이기도 합니다.
출산과 모성을 상징하는 데이지 꽃말의 영향을 받아 전통적으로 새로 아이를 낳은 어머니를 축하할 때 데이지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하며, 어머니의 날에도 카네이션 대신 데이지 꽃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퍼져있는 데이지는 단연 샤스타 데이지입니다. 여러 야생 데이지 품종과 Oxeye Daisy 품종을 교배하여, 1,800년대 개발된 종류인데, 샤스타데이지 품종만 약 70가지로 많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홑잎 꽃이나 겹꽃 등으로 나뉘지만, 샤스타데이지는 가운데는 노란색이고, 꽃잎은 하얀색으로 구분됩니다.
따뜻한 기후에서는 월동이 필요없이 1년 내내 상록수로 살아가며, 꿀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나비와 벌들이 좋아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샤스타 데이지는 다년생 식물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뿌리로 월동하는 식물입니다. 매우 강한 식물이며,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적응을 잘해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번식하며, 성장해서 풍성한 꽃을 보여주는 식물입니다.
햇빛
샤스타 데이지 품종은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오는 곳부터 반그늘까지 다양한 햇빛에 잘 적응하지만, 햇빛이 더 잘 들어오는 곳에서 더 많고, 풍성한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데이지 꽃말처럼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으시다면,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 심으셔야 많은 꽃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토양
한 번 자리를 잡게되면 비옥한 토양이거나 열악한 토양 조건에서도 모두 강하게 살아남는 것이 데이지입니다. 물론 식물이기에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가장 잘 자라며, 꽃도 풍성하게 필 수 있습니다. 다만,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 심어야 합니다. 물이 항상 고여있는 자리에서 자랄 수 있는 식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화분에 심으실 때도 물빠짐이 좋은 흙에 심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더 강건하게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물 주기
샤스타데이지는 토양이 잘 배수가 된다면, 매일 물을 주어도 잘 견딜만큼 환경적응을 잘 하는 식물입니다. 다만, 물빠짐이 잘 되지 않고, 항상 축축한 흙이라고 한다면 버티지 못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과습에는 어느 정도 잘 견디겠지만, 물에 푹 잠겨있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또한, 자리를 잡은 후에는 어느 정도 물이 말라도 잘 살아남습니다. 한 여름에는 자주 물을 주시는 것이 건강하게 꽃을 피우는데 도움이 되겠죠.
병충해
샤스타 데이지는 특별하게 취약한 병충해는 없지만, 토양과 공기가 습한 상태로 지속되게 되면 곰팡이에 의한 부패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물이 이런 환경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키우고 있는 식충식물들은 이런 환경을 매우 좋아합니다만, 다른 식물들은 이런 환경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데이지 꽃말이 순수, 명랑, 쾌활인데 음습하고, 축축한 환경과는 잘 안 어울리지 않나요?
데이지 씨 뿌리는 시기
샤스타데이지가 봄부터 꽃을 피우는 게 보고 싶으시다면, 12월부터 1월 사이에 실내에서 꽃씨를 뿌리시는 게 좋습니다. 봄부터 여름에 꽃씨를 뿌리기도 하는데, 이는 그 해에 꽃을 보기 어렵고 다음 해에 꽃을 보기 위해 뿌리게 됩니다. 지금이 데이지 씨앗을 뿌리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다만, 겨울에 데이지 씨를 뿌리게 되면 온도가 잘 맞지 않아 발아에 실패할 수도 있어서 온도 관리와 습도 관리를 잘해주셔야 합니다. 먼저 씨앗을 모종판에 뿌려 어느 정도 키우시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정식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반면 봄부터 여름에 씨앗을 뿌리시면, 그 해에는 꽃을 보기 어렵지만, 건강하게 성장해서 겨울을 난 뒤 그다음 해부터 풍성한 꽃을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데이지는 한 해만 살고 사라지는 식물이 아니라 뿌리줄기를 통해 번식하며, 몇 년 동안 꽃을 보여주는 식물이기에 꽃을 심을 자리를 잘 살펴보시고, 여러 해 동안 즐기기 위해 뿌려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데이지 꽃말과 키우는 법, 씨 뿌리는 시기 등을 알아봤는데, 매력적인 샤스타데이지 씨앗을 뿌려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도 내년을 위해 꽃 씨좀 뿌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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